좋은 글

조상기님에 눈 오는 날

오드리튜튜 2010. 4. 6. 00:28


오늘도 내 어린 동심은
눈꽃 핀 가지 위에서 떤다.

어둑한 종소리에
귀 밝은 내 사랑은
측백나무 그늘에 앉아 있더니

가랑잎 밟고 오던 기억이 아파
바람의 깃을 접어
등피를 닦는다.

얼마나 큰 무지개를 잡으면
바람의 뒷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여름내 무성했던
우리들 꽃밭에 가서
동그라미 음계를 그리고 오는
내 새끼 비둘기들이여.

오늘도 내 어린 동심은
눈꽃 핀 가지 위에서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