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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걸님에 나의 손

오드리튜튜 2008. 1. 22. 11:08


서른 하고도 넷
예수의 수명인 나이에
아직 철들지 못한 가장
몸은 약해빠졌고
마음은 모질지 못한데다
손까지 희고 가늘다
부끄러워라
어쩌다 아내보다 고운 나의 손이여
그 손으로
한 조각 목문패 한 뼘 땅이 없음을 개탄할 수 없다
오직 굵은 매듭에
소나무 등걸 같은 피부의
아내의 손을 찬양해야 한다
그리고 길 모퉁이
구두수선장이의 갈라지고 굳은 살 박힌 손을
닮아야 한다 닮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