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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모님에 나비의 여행

오드리튜튜 2007. 12. 20. 01:25


아가는 밤마다 길을 떠난다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수면의 강을 건너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깜깜한 절망
헤어날 수 없는 미로에 부딪치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한 장 검은 포지를 열고 들어서면
아비규환 하는 화약냄새 소용돌이
전쟁은 언제나 거기서 그냥 타고
연자색 안개의 베일 속
파란 강물은 발길을 끊어버리고
사랑은 날아가는 파랑새
해후는 언제나 어갈리는 초조
그리움은 꿈에서도 잡히지 않는다
꿈길에서 지금 막 돌아와
꿈의 이슬에 촉촉히 젖은 나래를
내 팔 안에서 기진맥진 접는
아가야
오늘은 어느 사나운 골짜기에서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소스라쳐 돌아왔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