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노진선님에 한발로

오드리튜튜 2007. 12. 14. 00:36


두 다리로 말하는
방정식이 비끄러져
서는 만치 간편한 한 발로
새로 빗는 계율
징검돌 투성이인 강기슭은
살여울물 흔들리는 세파
기우는 몸매로 모래알을 짚고
두리번거리는 두 다리 사이
굽 높은 강둑을 온 몸으로 넘어
물을 쪼던 먹황새가
외다리로 서는 슬기로
시름 잊은 표본실 유리눈이 되고
겨눈 허리통을 쓰다듬어
앞서 가는 발걸음을 짝수로 말하며
앙감질로 홀치는 횡단로
두 다리로 말하는
율법에 싫증이 나
간편한 한 발의 곡예로
홀수뿐인 줄타기를 셈하려나
이낀 낀 징검다리를 가늠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