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교육이야기

훈육이야기 - 아동교육7

오드리튜튜 2007. 10. 30. 03:08


7. 주부는 가정의 감초인가

어느 가정이나 세대주가 있고 그 세대주를 정점으로 가족을 구성하는 주부와 자녀들이 있다. 좀더 대가족이라면 위로 연로하신 부모님이 있을 것이며 아래로 손자손녀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세대주? 웃어른? 물론 세대주나 웃어른도 가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 있는 주부보다 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 아침이면 가족들의 아침밥을 짓고 학교 가는 자녀들의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며 전가족이 입는 옷을 깔끔하게 빨아야 하며 그 밖에 공과금 납부, 집안 대소사의 애경사에도 신경을 쓰고 참여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는다. 실내의 청소며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남편의 출근 시간에는 옷을 챙기는 일도 주부 몫이다. 그 밖에 어른을 모시는 가정이라면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식사준비며 입는 옷이며 찾아오는 내방객의 대접 등 하는 일이 잡다하다.

공휴일이나 휴가 때 하루만 집에 있어보면 주부의 일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부가 없는 가정을 상상해 보라 밥짓는 일이며 빨래하는 일이며 반찬 만드는 일 등등 이런 일들을 어찌 바깥 세상만 나돌던 남정네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기야 당하면 하겠지만 그 해 나가는 꼴이 오죽하겠는가? 혹 하루라도 주부가 집에 없는 날이면 그 집안은 빈 집같은 썰렁한 분위기가 휘돈다. 웃어른도 집에 오시면 먼저 찾는 것이 어멈이다. 늬어멈 아직 안 돌아 왔느냐? 언제 온다더냐? 하시며 궁금해 하신다.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들도 먼저 찾는 것은 아버지가 아니다. 틀림없이 어머니 또는 엄마를 먼저 찾는다. 직장에서 돌아오는 세대주가 찾는 것도 아이들이 아니라 안식구이다. 너의 엄마 어디 가셨느냐? 언제 가셨느냐? 아니면 언제 돌아오신다고 하셨느냐? 등등...

부부를 나누어 천지에 비유한다면 남편은 하늘이요, 부인은 땅이다. 음양으로 가린다면 남편은 양이요 부인은 음이다. 하늘이 없으면 땅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양이 없으면 음 또한 존재치 않으리라. 하늘만 있는 우주는 무의미한 것이요 양만 존재하는 역의 이치는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천지만물의 이치가 모두 음양의 법칙이 있으니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으며 높음이 있으면 낮음이 있다. 가정을 이루는 부부관계도 이 범주에 귀속한다고 할 수 있다. 양만이 가득 찬 가정은 건조함이 심할 것이요, 음 만이 가득한 가정은 습기가 충일하여 한기가 스며들 것이다. 이것은 또 물과 불에도 비유할 수가 있으니 물과 불은 상극이지만 불이 너무 강할 때는 물로써 조절해 주면 길해지며 물이 너무 차가울 때는 불로써 따뜻하게 해주면 또한 길하게 됨은 물론이다. 사주학에서는 전자를 수보양광이라 하고 후자를 양광보수라 한다. 이처렴 남녀의 만남은 그 이치가 실로 오묘하고도 신비한 것이다.

지기와 음기를 가진 주부는 어느덧 천기와 양기를 지닌 남편의 정기를 인입하여 무형의 진기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니 그것이 곧 부덕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부가 있는 가정엔 화한 기운이 돌고 풍만한 느낌을 가지며 정감어린 대화가 이어져 만가지 일에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만의 하나 음양의 조화가 엇갈려 갈등이라도 일으킨다면 칼로 물베기 정도의 가벼운 말다툼에 그칠 일이지 장기적인 냉전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그것도 자녀들이 성장한 상황에서는 더욱 자제하여 조심스런 행동 전개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무한한 저력과 진기와 덕을 소유한 주부의 힘을 무엇에 비유할 것인가? 그런데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을 꾸리는 일은 더욱 힘들 것이다. 한 가정의 주부역할도 하여야 하고 학부모 역할도 하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며느리 역할도 하고 직장인 역할도 하여야 하니 일반 주부가 1인 3역을 한다면 직장을 가진 기혼 여성은 거기에 하나를 더하여 1인 4역을 하여야 한다.

낮에는 직장에서 맡은 일을 충실히 하여야 옆의 동료나 후배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또한 상사로부터 잘못된 지적을 당하지 않는다. 여자이니까 좀 배려를 해 주겠지 아니면 다른 여직원들보다 좀 선배니까 봐 주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자부심이 필요하며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하여 더욱더 열심히 하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자세, 내가 하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자세, 내가 하되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해야 되겠다고 마음먹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필자가 공무원 교육원에 근무할 당시, 자료실에 근무하던 A양(지금은 주부)은 필요한 자료를 열람하러 갈 때마다 아주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윗사람이 없어도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그 자세를 보고 중매를 하려고 맞선까지 주선하였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남녀 어느 편에서 노(N0)했는지는 모르겠다. 성사됐으면 좋았을 텐데 하면서 혼자 안타까움을 느끼던 어느 날 결혼한다는 청첩장이 와서 끝없는 축복을 해 주었고, 지금 잘 살고 있으니 그의 낭군은 분명 행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직장에 다니는 것을 핑계로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 주부역할만 하는 여성보다도 더 훌륭한 주부가 되도록 노력하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 일을 핑계로 며느리의 역할은 아니 하고 주부의 역할을 등한히 하며 어머니의 역할을 게을리 한다면 이는 1인 4역의 여성이 아니라 1인 1역(직장인)의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직장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가정에서도 열심히 하리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열심히 하는 여성은 가정에서 시부모 모시는 일도 효성스럽게 할 것이며 온갖 잡다한 가정사 즉, 친척집에 문안을 하는 일이며 가족들의 생일을 챙기는 일이며 그 밖에 무수한 주부 몫의 일들을 다른 가정에 뒤지지 않도록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 밖에 자녀들이 있는 경우 어려서부터 훈육을 잘 하여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다른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공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학교의 우둥셍이 사회의 우둥생이 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너무 아이들을 속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인생은 바쁘게 그리고 부지런하게 사는 것이 보람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지런하면 복이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지런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라고 옛 성현들은 말씀하지 않았던가? 필자는 10년 전 딸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글을 한 귀 써오라는 숙제가 있었기에 감명깊게 읽었던 옛 시인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이라는 시를 써서 액자에 넣어 제출한 일이 있다.

자녀를 위한 기도문

나에게 이러한 자녀를 주옵소서약할 때에 자기를 분별할 수 있는 강한 힘과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담대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바라옵건대 그를 쉬움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고통의 길에서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해 주시옵소서 폭풍 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긍휼히 여길 줄 알도록 가르쳐 주시옵소서 그 마음이 깨끗하고 그 목표가 높은 자녀,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기자신을 다스리게 하시며 장래를 바라보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는 자녀를 주옵소서이에 더하여 유머를 알게 하시며 인생을 엄숙하게 살아감과 동시에 삶을 즐길 줄 알게 하시어 자기자신을 너무 중대하게 여기지 말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참으로 위대하다는 것은 소박하다는 것과 참된 힘은 온유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1987년 가을 학부모 조교환
위 싯귀는 얼마 후 반납받아 지금은 숙녀가 된 딸아이의 방에 걸어놓고 그 싯귀와 같이 되기를 기원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언젠가는 주부가 될 딸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해보곤 한다.
...시부모를 잘 섬겨라
...남편을 하늘과 같이 대하라
...주부수업을 열심히 하라
...시댁의 대소사에 적극 참여하라
...식구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성의를 표하라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라
...화나는 일이 있어도 꾹 참아라
...말은 때와 장소를 가려 신중히 하라
이상 여덟 가지 사항을 잘 지켜 진기와 덕을 갖춘 훌륭한 주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또한 주부의 손끝에는 무한한 무형의 진기가 서려 있다. 그 손으로 지어 낸 의복은 품위가 있고 중후하다. 그 손으로 다리운 양복은 오래도록 구겨지지 않으며 섬섬히 꿰매온 손수건은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한다. 또한 그 손으로 만들어 낸 음식은 감칠맛이 나고 영양가가 충만하며 은은한 향기로움이 콧전을 떠나지 않는다. 손수 만든 된장이며 간장이며 열무김치, 포기김치, 총각김치, 콩조림, 손수 기른 콩나물무침 등등이 모두 가정의 식탁을풍미롭게 꾸며 낼 것이다. 어찌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완제품을 구입하여 먹는 맛에 비유할 것인가?
주부의 진기가 서린 손으로 만든 밥과 반찬을 먹는 자녀들이야말로 풍부한 영양을 섭취하고 좋은 인성교육을 받아 훌륭한 아이로 자라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주부의 무한한 그 저력이여. 영원한 가정평화와 행복의 원동력이 되리라. 과연 주부는 가정의 감초라는 닉네임을 붙여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