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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찬님에 아가야 2

오드리튜튜 2007. 10. 1. 15:20



아가야 저건 느릅나무란다
나뭇가지 하나씩 모두 젖는,
너처럼 맨살로
공기뚫고 자라는
색연필로 그릴 수 있겠니
아름답지 않아도 좋으니
꾸밈 없이
뿌리 웅성대고
줄기 건장한 저것을
벌써 잎사귀는 모두
네 손가락 감지하고
빛나는구나
나는 느릅나무라고
명확히 뽐내고 있구나
넌 부정보단
긍정을 좋아하지
또렷또렷하게 꿈꾸기를 바라지
아가야, 우리가 닿으면
느릅은 비로소
말하기 시작한단다
뿌리끝 흠뻑 젖을 때까지
잎사귀빛으로 살아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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