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오세영님에 봄

오드리튜튜 2010. 3. 23. 00:15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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