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서정주님의 화사

오드리튜튜 2010. 1. 14. 15:21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방초 길 저놈의 뒤를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 보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 스며라, 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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