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천의 비탈에
날마다 곤두선 목숨
빈 냄비엔
단호박 씨앗 너댓
허기진 천리길도
해질녘이면 닿을 듯
단호박 씨앗 너댓
허기진 천리길도
해질녘이면 닿을 듯
길은 돌아 강물을 쫓고
새벽꿈에 젖은
두려움의 성 하나를
우린 기대며 걸었다.
새벽꿈에 젖은
두려움의 성 하나를
우린 기대며 걸었다.
길의 피바다
불씨의 고동
뙤약볕의 매미 울음마저
거듭 앓으며
불씨의 고동
뙤약볕의 매미 울음마저
거듭 앓으며
열 여덟 같은 또래의 유령들이
주검으로 널브러진
6월의 남행길
너는 종내 말이 없었다
주검으로 널브러진
6월의 남행길
너는 종내 말이 없었다
만에 하나
내 살아 남는다면
살아 다시 돌아온다면
버린 내 집 뒤켠
한갓진 터 골라 앉아
목 놓아 너를 울마.
내 살아 남는다면
살아 다시 돌아온다면
버린 내 집 뒤켠
한갓진 터 골라 앉아
목 놓아 너를 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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