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보이는
망대 위에 올라
사방을 살피는 파수군
창살 밖으로
명멸하는 눈빛은
물결치는 파도를 가른다.
심야의 늪을 지나기 위하여
촉수를 세워 거미줄을 늘인다
한번 주어진 목숨은
안으로 무장되어
결코 휘어지지 않는 신념
내 몸이 암초에 닳아서
촉루가 될지언정
검은 바다를 뚫는다.
사마리아성의 네 문둥이 *
적진을 향하여
행오를 지어 뛰어간다.
드디어
혼비백산 무너지는 어둠의
잔등에 앉아
개선가를 부른다.
어둠에 갇힌 자들에게
아침을 알리려고
쏜살같이 날아가는 참새떼.
돌아오는
네 문둥이의 발걸음마다
찍히는
현란한 빛의 떡살무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