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이 한 개 마루 위로 굴러간다.
굴러가는 공은 벽에 부딪쳐 튕겨나
이윽고 마루 끝에 멈추어 서고
또 한 개의 공이 마루 위로 굴러간다.
또 한 개의 공이 마루 위로 굴러간다. 또
한 개의 공이 마루 위로 굴러간다.
마루와 공과 벽은 서로를 모른다.
굴러가는 공들은 벽에 부딪쳐 튕겨나며
까만 색 주사위처럼 구르기를 정지한다.
벽은 안개, 벽은 낭떠러지, 벽은 지레 식어빠진
시간 혹은 눈물, 벽은 납빛 십자가
벽은 투명해서 모든 것이 다 들여다
보인다.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다.
정지해 있는 공 곁으로
사람들의 숨죽인 발자국 소리가 몇 개
마루 위를 지나간다.
굴러가는 공들은 벽에 부딪쳐 튕겨나며
까만 색 주사위처럼 구르기를 정지한다.
벽은 안개, 벽은 낭떠러지, 벽은 지레 식어빠진
시간 혹은 눈물, 벽은 납빛 십자가
벽은 투명해서 모든 것이 다 들여다
보인다.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다.
정지해 있는 공 곁으로
사람들의 숨죽인 발자국 소리가 몇 개
마루 위를 지나간다.
해는 중천에 높이 타오르고 공은
햇빛에 부풀어 올라 부드럽게 긴장하고
있다. 또는 부풀어 오르는 마룻장과
공 내부의 힘이 아슬아슬하게 만나는 것을
누군가가 숨죽이며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부터 어디로 굴러가나.
햇빛에 부풀어 올라 부드럽게 긴장하고
있다. 또는 부풀어 오르는 마룻장과
공 내부의 힘이 아슬아슬하게 만나는 것을
누군가가 숨죽이며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부터 어디로 굴러가나.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두리님에 데레사씨 꽃가게 (0) | 2007.12.04 |
---|---|
김명이님에 간이역 (0) | 2007.12.04 |
박재삼님에 울음이 타는 강 (0) | 2007.11.28 |
김동환님에 북청물장수 (0) | 2007.11.28 |
김광회님에 피리를 불자 (0) | 2007.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