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윤동주님에 십자가

오드리튜튜 2007. 11. 9. 01:48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읍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왔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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