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면 갈증처럼
기억의 피부 속에
매몰되어 가는
바다
기억의 피부 속에
매몰되어 가는
바다
어느날 바다는
으스러진 기억을 적시며
남아 있는 땅 속으로
돌아갈 때
그것은
치욕의 화석으로
굳어 간다.
으스러진 기억을 적시며
남아 있는 땅 속으로
돌아갈 때
그것은
치욕의 화석으로
굳어 간다.
무너져 내리는
밤의 밑바닥에
깔리고 쌓인
모래알보다 작은
인내의 거품
억만 낱알의 거품을 물고
이쪽과 저쪽에서
밀려오는
피 묻은 바람
밤의 밑바닥에
깔리고 쌓인
모래알보다 작은
인내의 거품
억만 낱알의 거품을 물고
이쪽과 저쪽에서
밀려오는
피 묻은 바람
그날밤
바다는 피로 얼룩진
거울 속의
자화상이었다.
바다는 피로 얼룩진
거울 속의
자화상이었다.
나는 서반아의 투우처럼
거울 속에 뛰어들었다.
거울 속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거울은 닫혀진 문이었다.
거울은 닫혀진 문이었다.
나는
바다를 찾아
문의 둘레를 달렸다
번득이는 칼보다
더 광채나는 거품을
입에 물고
바다를 찾아
문의 둘레를 달렸다
번득이는 칼보다
더 광채나는 거품을
입에 물고
다음날 나는
피묻은 바람 속에서
허물 벗는 배암처럼
남루한 피부를
비수로 도려 낸다
피묻은 바람 속에서
허물 벗는 배암처럼
남루한 피부를
비수로 도려 낸다
아
풍선처럼
날아가는 화석의 바다
기억의 활 시위를
하늘에 겨냥하면
문에 반사되는
금빛 태양
풍선처럼
날아가는 화석의 바다
기억의 활 시위를
하늘에 겨냥하면
문에 반사되는
금빛 태양
나는 달리고 있다
단애와 같은
거울 속을 달리고 있다
무량의 거품 속을
피붙은 바람처럼
넘어지며 일어서며
마냥
달리고 있다.
단애와 같은
거울 속을 달리고 있다
무량의 거품 속을
피붙은 바람처럼
넘어지며 일어서며
마냥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