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시는 커피 잔 수가 늘어감에 따라 커피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커피에 대한 자료나 기사를 보면 하던 일도 멈추고 미친 듯이 몰두하던 그 시절. 커피에 대한 사소한 자료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읽고 또 읽어 책갈피가 풀어져 낱장이 되어버린 몇 권의 책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의 호기심이 이런 것인가? 커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즐거움에 모든 것이 희망적이었다. 커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눈도 조금씩 떠졌으나 커피의 세계는 험난했다. 어느날, 평소처럼 추출하여 만든 커피가 왜 그렇게 쓴지… . 다시 만들어 보았으나 결과는 모두 같았다. 이때부터 내가 찾아나선 커피의 맛과 향의 세계는 암흑과 같았다. 커피 전문가들은 너무도 냉정했다. 선뜻 아무도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또한 물어보기도 두려웠다. 이때부터 나의 상상 속의 커피 맛과 향을 찾아 떠난 보헤미안 같은 방황의 시간은 기약이 없었다. 앞선 커피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훌쩍 떠났던 커피 여행. 일본의 커피 여행 중 어렵게 찾은 커피 전문점과 대형 서점들. 모르는 실체를 찾아 서성이던 많은 시간들에 대한 보답이랄까? 취미관련 서적 코너에서 눈에 띈 손바닥만한 커피 책 한 권. 그 책이름은 '공학도가 본 커피의 세계'로 저자는 히로세 유키오씨였다. 그는 가나자와시에서 1940년 태어나 가나자와대학 이학부 물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가나자와 대학과 대학원 교수로 지금도 근무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객원 연구원으로 미국의 커피도 접했고 책도 많이 썼다. 저서로 그의 전공인 공학관련 책 외에 커피에 대한 책 몇 권이 있다. '에스프레소, 그의 맛과 향', '커피학 강의' 그리고 '공학도가 본 커피의 세계' 등등. 히로세 유키오씨는 나에게 암흑 같은 커피 세계에 불빛 같은 존재였다. 커피의 맛과 향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하여 명쾌한 데이터와 도표를 만들어 기록했다. 특히 커피를 손수 볶는 ‘자가배전가’들이 알아야 할 전문적인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그럼 커피의 맛과 향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히로세 유키오씨는 커피 콩이 볶아지는 과정 중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커피 콩이 뜨거운 불을 만나 볶아지면서 먼저 가지고 있는 수분들을 모두 방출한다. 중량이 10퍼센트 정도 줄면서 10여분이 지나 커피 콩은 열과 반응하면서 조직이 팽창한다. 이때 커피를 이루고 있는 세포 안의 물질들이 열과 반응하면서 막혀진 세포 내부의 벽에 부착된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 콩이 툭툭 터지면서 팽창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과정을 1차 튐이라고 한다. 이때 막혀있던 세포 벽면에 균열이 생기고 벌어지면서 커피 콩 내부는 모두 ‘허니컴’ 같은 다공질 구조로 변하게 된다. 다공질 ‘허니컴’ 구조로 변하는 커피의 변신의 비밀. 그리고 ‘허니컴’ 속에 담겨있는 세포 내 물질인 맛과 향기 성분들…. 커피 속에 숨어있는 맛과 향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않다.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전진하면서 '히로세 유키오'씨의 공학도 정신을 본받아 커피콩을 대상으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내 손으로 맛있는 커피, 향기로운 커피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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