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서리 눈보라에 절개 외려 푸르르고,
바람이 절로 이는 소나무 굽은 가지,
이제 막 백학 한 쌍이 앉아 깃을 접는다.
드높은 부연 끝에 풍경소리 들리던 날
몹사리 기다리던 그린 임이 오셨을 제
꽃 아래 빚은 그 술을 여기 담아 오도다.
갸우숙 바위 틈에 불로초 돋아나고,
채운 비껴 날고 시냇물도 흐르는데,
아직도 사슴 한 마리 숲을 뛰어 드노다.
불 속에 구워 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
흙 속에 잃은 그 날은 이리 순박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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