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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숙님에 가을 저녁에

오드리튜튜 2008. 2. 1. 12:24




서녘 하늘에
비둘기떼 울음소리
굵게 떨어지는 빗방울이 되어
창문에 보석처럼 와 박힌다.
황혼은 자꾸만
여릿여릿 다가와
어릴적 앞마당 멍석 위에 펼쳐 말리던
빨간 고추에 묻어난 듯...
휘파람 휙휙 불며
저수지 방죽 위로 달려가도록 만들곤 하는 것이다.
이제 가을이어니
이끼 낀 그늘에서 뿌리 박고 자라던
청댓닢 그늘에도
계절을 아는 숨소리
가을 운동회의 함성에 묻히고,
빈 가지의 프라타너스
바람에 춤을 추는데
어디선가 하관하는 곡소리
계절은 칼날같은 감성.
이 저녁에 비둘기 울음소리
구.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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