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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환님에 나비

오드리튜튜 2008. 1. 23. 06:03


나래를 쳐라 나래를 쳐, 청산가는 나비 훨훨훨 벌 지나 남빛 강 건너 또
계곡을 날고.
나래 아프면 청무우밭 쉬고 나래 지치면 절벽을 찾고 나래 부러지면 남빛
강에 떨어져 죽고...
나래... 그 부드러운 나래 한 쌍으로 하늘치며, 하늘로 거슬러 오르는
나비의 꿈, 눈부신 햇덩이 훈장으로 붙이고 하늘로 녹아 버릴 나비의 가슴.
비바람 가려서 달밤을 날고 달밤을 나를 땐 전설 꽃무늬, 노을 속 지날
땐 불꽃무늬, 남빛 강 건널 땐 청동무늬, 모래처럼 쏟아진 별무리 밤하늘이
흘리고 간 나비의 유언.
끝없는 잠, 숨 죽은 밤 하늘 어디서든지, 반드시 고운 여인 하나
죽어가리라는 어지러운 춤, 하늘에서 흩뿌리는 눈물 하늘에 흐느끼는
나비의 시.
뉘 시켜서 아니라 스스로 그 작은 목숨 걸고 나래치는 아름다운 넋
풀잎에 이슬지듯 소리도 없이 남 몰래 나래치며 사라질 너, 너에게 끝
있음을 노래 부르고 나에게도 끝 있음을 노래 불러라.
나래를 쳐라 나래를 쳐, 청산가는 나비 훨훨훨 벌 지나 남빛 강 건너 또
계곡을 날고 청산에 불 붙으면 나래에 불 당기고 불보래 속에서 나래를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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