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다시 강물이
산자락 밑에서 언몸을 풀 때
밭가의 돌을 헤집고 대마순이 돋고
맷집 좋은 소목에 멍에를 지운다
땅의 온기 아래 씨앗을 잠재우라
목마름과 물넘침의 세월 보낸 뒤
가을, 며칠 더 햇빛을 붙잡아 두어
입맛좋은 나락과 수수단을 거둘 수 있으리라
여기서부터 허리를 굽혀라
어진 얼굴들이 흙을 닮아가는 들판
가슴다쳐 흘러오는 물살에 몸을 기대고
봄쑥은 그 위에 겨울의 슬픔을 넌다
어진 얼굴들이 흙을 닮아가는 들판
가슴다쳐 흘러오는 물살에 몸을 기대고
봄쑥은 그 위에 겨울의 슬픔을 넌다
지금 이 땅에 져내리는 퇴비처럼
버려진것과 썩은것들
메말라 죽은것들 다 여기에 눕히고
온누리가 빛바랜 슬픔으로 나뒹굴수록
땅은 사랑 더욱 비옥하게 다져왔느니
이제 땅을 죽은 에미라 부를 수 없으리라
샛강 넘쳐 흘러넘친 빗물굽이
같이 몸 패이다 아우성없이 쓸려나가고
마르면 염천 하늘밑
소리없는 눈물로 등태우며 같이 마르듯
더딘 이젖줄과 애태움으로 마을들을 키워냈느니라
버려진것과 썩은것들
메말라 죽은것들 다 여기에 눕히고
온누리가 빛바랜 슬픔으로 나뒹굴수록
땅은 사랑 더욱 비옥하게 다져왔느니
이제 땅을 죽은 에미라 부를 수 없으리라
샛강 넘쳐 흘러넘친 빗물굽이
같이 몸 패이다 아우성없이 쓸려나가고
마르면 염천 하늘밑
소리없는 눈물로 등태우며 같이 마르듯
더딘 이젖줄과 애태움으로 마을들을 키워냈느니라
지금은 다시
한번 그쳤던 땅의 숨소리가
거칠게 몰아쉬는 소의 코끝에서 묻어나는 때
논밭길 오르내리며
무지한 대마향에 눈꺼풀이 내려앉아도
바람드는 그늘을 찾지 않는다
땀절며 뿌린만큼 거두고
치성드린 만큼 받아서
지친 땅에 되돌릴 것은 다시 돌려주어
흙에서 왔다 본대로 가는
소중한 순리를 따르기 때문이라
한번 그쳤던 땅의 숨소리가
거칠게 몰아쉬는 소의 코끝에서 묻어나는 때
논밭길 오르내리며
무지한 대마향에 눈꺼풀이 내려앉아도
바람드는 그늘을 찾지 않는다
땀절며 뿌린만큼 거두고
치성드린 만큼 받아서
지친 땅에 되돌릴 것은 다시 돌려주어
흙에서 왔다 본대로 가는
소중한 순리를 따르기 때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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