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서소로님에 언덕을 넘어서

오드리튜튜 2007. 12. 10. 00:34



자 떠나자
진토되어 넋마저 없을 때까지
돌아올 수 없다
우리가
넘어야 할 이 언덕 앞에서
눈물굽이 몇 굽이 시내를 건너고
울며 떨며 움츠리며
얼마나 많이 너의 이름 부르고 있었던가
날이 찬 봄날
맹렬했던 겨울은 산그늘에 눈덩이를 남겨 놓았지만
머지 않아 우리는
저 눈덮였던 지난날을
꽃보듯 이야기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우리가 언덕을 넘어서
그때야 비로소
나는 너를 사랑한다 말하리라
타는 입술로 사랑한다 말하리라
이제 구름도 언덕을 넘어가고
자 떠나자
돌아오지 않으리라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승훈님에 당신  (0) 2007.12.11
성낙희님에 겨울 나무  (0) 2007.12.10
백학기님에 봉천  (0) 2007.12.10
이가림님에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0) 2007.12.10
이태극님에 낙조  (0) 200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