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떠나자
진토되어 넋마저 없을 때까지
돌아올 수 없다
우리가
넘어야 할 이 언덕 앞에서
눈물굽이 몇 굽이 시내를 건너고
울며 떨며 움츠리며
얼마나 많이 너의 이름 부르고 있었던가
날이 찬 봄날
맹렬했던 겨울은 산그늘에 눈덩이를 남겨 놓았지만
머지 않아 우리는
저 눈덮였던 지난날을
꽃보듯 이야기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우리가 언덕을 넘어서
그때야 비로소
나는 너를 사랑한다 말하리라
타는 입술로 사랑한다 말하리라
이제 구름도 언덕을 넘어가고
자 떠나자
돌아오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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