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건청님에 추운 벌레

오드리튜튜 2010. 6. 3. 17:14

마른 풀섶에서 울고 있는
푸른 벌에의 다듬이는 밤새도록
허공을 향해 흔들린다.
저들에게 지상의 추위는 너무 가깝다.

저들의 노래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수목들은 몇 개의 잎을 남기고
들판의 잡초들도 풀씨를 놓치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서 있다.

살아 있는 저들을 위해서 나는
귀를 열고 다가선다.
저들의 작은 알들이 겨울을 지날 때까지,
저들의 슬픔이 별빛에 닿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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