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버섯의 변신은 무죄'' 왜 ? 맛있으니까!

오드리튜튜 2007. 10. 30. 03:04

◇허브로 맛을 낸 황금버섯 튀김(왼쪽), 곰보버섯을 넣은 벌집위 찜


사시사철 수확이 가능한 버섯은 겨울철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소류. 한겨울 건강 유지에 필수인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 버섯은 겨울에도 맛과 향이 봄가을과 다르지 않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버섯 요리 한두 가지는 쉽게 해 낸다. 전골, 튀김, 구이, 볶음, 불고기, 매운탕 등 어떻게 만들어도 버섯 특유의 향과 탱탱한 질감을 즐기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 칼로리가 낮아 살이 찌지 않고 항암,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버섯은 야채 중에서도 손꼽히는 웰빙 식품이다. 느타리와 상황버섯, 황금버섯 등을 재배·판매하는 머쉬아트 영농조합(www.mushart.co.kr) 박순애 대표는 “버섯은 고대 로마와 중국, 인도 등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맛과 효능을 높이 평가받아 온 음식"이라며 “어떤 음식 재료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요리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느타리, 표고, 양송이, 새송이, 팽이 등 흔한 버섯으로 만드는 요리 대신 특별한 버섯을 이용한 요리로 색다른 맛을 즐겨보자. ‘행복한 버섯 요리’(문예마당) 공동저자인 한춘섭 한울외식연구소 소장이 제안하는 특별한 버섯 요리와 버섯 손질법.

# 낯선 버섯으로 맛있는 요리 만들기

우리 귀에 익숙한 버섯 외에도 만가닥버섯, 노루궁뎅이버섯, 곰보버섯, 황금버섯 등 식용 버섯은 종류가 많다. 식품점에서 이 같은 버섯이 눈에 띈다면 요리법을 모른다고 주저하지 말고 구입해 보자. 이런 버섯 역시 그냥 굽거나 튀겨도 맛있고, 고기나 야채 등 다른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허브로 맛을 낸 황금버섯 튀김

황금버섯은 그 질감이 쫄깃한 맛보다 아삭한 맛에 가까우며, 노란빛을 띤다. 셀레늄과 알긴산이 풍부해 해독과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금버섯에 파슬리, 차이브 등 허브를 다진 후 빵가루에 섞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 낸다.

◇베이컨을 곁들인 노루궁뎅이버섯 볶음(왼쪽), 만가닥버섯을 곁들인 달팽이 조림


◆베이컨을 곁들인 노루궁뎅이버섯 볶음

노루궁뎅이버섯은 노루의 궁뎅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항암 효과, 치매 예방, 면역력 강화 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 쓴맛이 나므로, 양념을 넣고 찜이나 볶음을 주로 해 먹는다. 베이컨을 잘게 썰고 마늘과 파슬리를 잘게 다진 후 팬에 버터를 두르고 버섯과 재료를 넣어 볶는다.

◆곰보버섯을 넣은 벌집위 찜

갓에 곰보처럼 격자무늬가 있어 곰보버섯이라고 한다. 소의 벌집위를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데친 후 검은 막을 벗기고 삶는다. 이어 갈비찜 양념을 넣고 버섯와 함께 찐다. 담백한 맛의 버섯이 진한 맛의 내장류와 잘 어울린다.

◆만가닥버섯을 곁들인 달팽이 조림

얇은 버섯들이 한데 뭉쳐 있는 형태의 만가닥버섯은 연하고 잘 부서지는 편이어서 굽거나 튀기기보다는 볶음, 전골 등에 이용한다. 통조림 달팽이, 만가닥버섯, 당근, 양파, 셀러리 등을 올리브 오일, 화이트 와인, 닭고기 육수를 섞어 만든 소스에 넣어 끓인다.

◇(왼쪽부터)버섯 도넛, 버섯 강정, 버섯 머핀


# 버섯으로 담백한 디저트를

버섯을 케이크나 빵에 넣으면 담백하고 씹는 맛이 좋은 디저트가 된다. 파운드 케이크·쿠키·도넛·머핀의 반죽에 각종 버섯 가루를 넣어 함께 반죽하고, 얇게 썬 버섯을 과자나 빵을 굽기 직전에 듬뿍 올려주면 버섯 파운드 케이크, 버섯 쿠키, 버섯 도넛, 버섯 머핀을 만들 수 있다. 마른 버섯을 이용한 버섯 강정은 어른들 간식이나 후식으로 내놓기에 좋다. 말린 표고버섯이나 말린 새송이버섯을 식용유에 살짝 튀긴 후 설탕과 물을 끓여 만든 시럽에 버무리면 끝. 둥글게 뭉쳐도 되고 콩·깨 강정처럼 넓적하게 편 후 한입 크기로 잘라도 된다. 잣, 호두, 아몬드, 땅콩, 호박씨 등을 함께 버무리면 한결 더 고소한 강정이 된다.

# 버섯 손질·보관하기

버섯은 그대로 굽거나 볶아도 맛있지만, 질감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손질과 보관이 중요하다. 며칠 두고 먹을 때는 구입한 버섯의 이물질만 대충 털어내 냉장고에 보관한다. 쉽게 물이 생기거나 미끈거릴 수 있으므로 랩이나 스티로폼 등 포장용기에 담은 상태에서 냉장고에 넣지 않는다.

버섯을 분류해 용도에 맞게 쓰는 것도 버섯 요리의 포인트. 버섯을 많이 사 왔을 때는 크기별로 분류해 큰 것은 산적이나 튀김용으로, 중간 것은 볶음이나 전골용으로, 작은 것은 된장찌개용으로 쓰면 된다. 작은 것이 많이 섞여 있다면 잘게 다져 된장찌개나 부침에 넣으면 되므로, 다진 후 비닐봉지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꼭 묶어 냉동실에 보관한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사진:문예마당〉

버섯요리집은 버섯만으로 요리하는 곳보다는 채식 전문점 또는 버섯 전골, 버섯 샤브샤브, 버섯 불고기 전문점이 많은 편이다. 버섯은 고기나 해물 등과 어우러질 때 더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경기 김포의 별난 버섯집(031-988-7733)을 추천할 만하다. 버섯과 해물을 듬뿍 넣어 끓인 버섯 해물 전골이 인기다. 그 외에도 버섯 해물 돌솥밥, 버섯 육개장 등의 메뉴가 있다. 용산 이촌역 인근 버섯고을(02-793-7222)은 제철 버섯을 이용해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다. 냉동 저장된 자연 송이를 이용한 전골과 돌솥밥도 좋지만 사시사철 구할 수 있는 표고, 새송이 등 다양한 버섯을 이용한 버섯 된장찌개와 버섯 밥도 부담 없이 친근한 맛이다.

고기와 함께 먹는 버섯 샤브샤브를 좋아한다면 샤브샤브 전문점인 송파동 석촌호수 뒤편의 텐샤브(02-425-6969)는 어떨까. 고기와 야채의 질이 좋아 버섯 샤브샤브의 맛이 한결 더해진다. 단체 룸이 있어 모임 장소로도 좋다.

원래 상호보다는 ‘등촌동 버섯매운탕’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등촌 칼국수 버섯 매운탕(02-3661-2744)은 고기나 해물 없이 버섯만으로 맛있는 칼국수와 매운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집이다.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이제는 3층 건물 전체를 버섯매운탕집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손님이 줄을 선다. 테이블에서 직접 칼칼하게 끓여 먹는 버섯 매운탕이 일품이다. 다양한 버섯 요리를 맛보고 싶으면 버섯 전문 프랜차이즈 버섯잔치家를 찾아보자. 분당 서현동(031-702-4567), 서울 성내동(02-470-0092), 수원 인계동(031-212-3630)에 지점이 있으며, 버섯 샤브샤브와 버섯 불고기, 버섯 탕 등이 있다. 노루궁뎅이버섯도 맛볼 수 있다. 일산 탄현동의 버섯잔치(031-911-4118)도 메뉴는 비슷하다. 느타리와 팽이 등 다양한 버섯이 들어간 버섯 불고기가 인기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