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함량 99% 다크초콜릿 도전 열풍 |
‘맛’을 얘기하는데 상상하기 힘든 비유가 튀어나온다. “엄청 재밌지만 한대 맞을지도 모릅니다”(ID 런192kmn),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학대할 권리가 있다”(ID ariel), “이별의 맛”(ID 보링)
“크레파스를 씹어먹는 느낌이랄까”(ID artistsum), “초콜릿이라고 사기치는 고농축 사약”(ID wooji) 등 ‘너무 쓰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한번 도전해볼 만한 초콜릿’(ID rainantaro)이라며 추천을 하기도 하고, ‘입안에서 굴릴수록 깊은 맛이 전해진다’(ID devil0801)며 남다른 맛에 점수를 주는 이들도 있다. ▲얼마나 인기있나 카카오 함량을 제품명으로 하는 ‘% 초콜릿’은 2005년 10월 일본의 한 제과회사가 출시했다. 이듬해 3월부터 TV 광고를 방영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높은 판매액을 올렸다. 국내에 수입된 것은 작년 7월이다. 초콜릿의 비수기인 여름을 지나 가을부터 판매가 급증했다. 99% 초콜릿을 독점 수입하고 있는 티디에프코리아의 판매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72%, 86%, 99% 초콜릿은 모두 82만3694개가 팔렸다. 특히 12월에만 45만개가 넘게 팔렸다. 티디에프코리아의 마케팅팀 전윤복 대리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2006년) 11월부터 수입물량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일본 식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오이시이’의 경우 다크 초콜릿이 쇼핑몰의 대표 상품이 됐다. ‘% 초콜릿’이 일반 초콜릿보다 서너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오이시이 영업팀의 정성동 과장은 “없어서 못판다”며 “일본 외에 다른 나라의 다크 초콜릿도 수입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정과장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쇼핑몰별로 경쟁도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쇼핑몰에 다크 초콜릿이 입점하기 전부터 구매문의와 요청을 하기도 했다. 99% 초콜릿을 먹어 본 이들은 나름의 평을 내리고 ‘우유나 홍차와 함께 녹여 먹어라’ ‘절교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선물하라’는 등 ‘처리방법’까지 제안하고 있다. 99% 초콜릿의 맛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공통적으로 이들의 시식기는 도전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알고 먹는 쓴맛 누리꾼들의 식후평은 ‘너무 써서 다시는 못먹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쓴맛을 알면서도 도전욕을 불태우는 이들이 많다. ‘얼마나 쓴지 보자’는 식이다. ‘단맛’ 대신 ‘쓴맛’을 굳이 경험하려는 심리는 뭘까.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단맛보다 쓴맛을 찾게 되는 현상은 어느 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성교수는 “개인이든 사회든 맛이 발전하면 할수록 단맛은 ‘맛 중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유치한 맛’으로 생각하게 되고 쓴맛은 ‘고급스럽고 성숙하고 발전된 맛’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식가들 중에서도 쓴맛을 즐길 줄 알면 ‘맛의 경지’에 오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행에 따른 모방심리’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초콜릿은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에 ‘도전’의 대상이 될 필요가 없지만 유행의 하나로 따라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99% 초콜릿 시식기에는 “요즘 뜬다는…” “요즘 유행한다는…” 등의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많다. 입고 쓰는 물건뿐만 아니라 먹거리까지 유행품목에 들어간 셈이다. 한 누리꾼은 “금기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다”(ID ariel)는 말로 99% 초콜릿에 대한 관심을 정리했다. 티디에프코리아는 “노화를 방지하고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등 카카오 초콜릿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에 대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 소비자의 기호와 맞아떨어졌다”며 건강 기호식품의 하나로 다크 초콜릿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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