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멀리서 쓰러진다.
누군가 마른 풀씨만 씹다가
썩지 않은 마음 한쪽 남겨놓고
한 생의 막을 내리는가.
하늘이 엷게 흔들린다.
흔들리는 저 언저리
시린 시야 밖으로
돌아가 눕는 저녁 새떼
바람만
빗살고운 무늬로 어른거린다.
오늘밤
귀에 젖은 물소리는
밤의 중심으로 흐르고
홀로 잠들지 못하는 섬 하나
거기에 나는
그리움처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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