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
꼭 눈을 뽑힌 것처럼 불쌍한
산과 가축과 정든 장독까지
누구 가랑잎 아닌 사람이 없고
누구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고
불 붙은 서울에서
금방 오무려 연꽃처럼 죽어갈 지구를 붙잡고
살면서 배운
가장 욕심없는 기도를 올렸읍니다
반만년 유구한 세월에
가슴 틀어박고 매아미처럼 목 태우다 태우다
끝내 헛되이 숨져간 이건 그 모두가 하늘이 낸 선천의 벌족이더라도
돌멩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
그래도 죽지만 않는
그러한 목숨이 갖고 싶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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