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흐트러진 강줄기를 따라 하늘이 지쳐 간다.
어둠에 밀렸던 가슴
바람에 휘몰리면
강을 따라 하늘도 잇대어
펄럭일 듯한 나래 같다지만
나를 떠나보내는 언덕엔
하늘과 강 사이를 거슬러
허우적이며 가슴을 딛고 일어서는
내개만 들리는 저 소리는 무엇인가.
밤마다 찢겼던 고뇌의 옷깃들이
이제는 더 알 것도 없는 아늑한 기슭의
검소한 차림에 쏠리워
들뜸도 없는 걸음걸이로
거슬러 오르는 게 아니면,
강물에 흘렸던 마음이
모든 것을 침묵케 하는 다른 마음의 상여로
입김 가신 찬 스스로의 동혈을 지향하고
아픔을 참고 피를 쏟으며
나를 떠나보내는 강으로 이끌리워
되살아 오르는 게 아닌가.
강 너머엔
강과 하늘로 어울린
또 하나의 내가 소리치며
짙은 어둠의 그림자로 비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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