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릿내 내리는 길목의
낙엽은
어디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흩어지며 나뭇잎들이
어느 부두에서라도 얼굴을 부빌 때
내 어린 가족들은 얼마큼
키가 자라고 있고
어디서 내 이륙의 숨소리를 듣고 있을까
가을의 청소부는
늙은 가을을 불지르고
아기의 눈처럼
하늘은 잠자고 있는데
가을의 출구
상해 버린 나의 얼굴 앞에서
왜 모두들
새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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