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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원님에 선인장의 역설

오드리튜튜 2008. 1. 7. 00:23


스스로의 뼈를 부수어 만든 마름쇠
살갗에 박고,
결식으로 발돋움하는 내핍의 사구
선인장은 혼신으로 부르짖고 있다.
발부리는 땅 속을 헤매지만
연륜을 몰라
가도가도 심해 빛 심해같은 마음으로
맹물을 마시며 푸르른 목숨.
능선인가, 골짜긴가,
아슬한 정점 어디인가,
몇 십 구비 그 끝에 피어나는
태초의 정적 속에 빛살 터지는
그러한 아침이 오기는 올까?
온 몸이 눈이요, 이파리요, 꿈
온 몸이 팔다리인
두리뭉수리,
포화 지나간 거리의
벽돌 조각 사이나
바람마저 메마른 어느 벌판에 던지워도
스스로의 샘물에 목 추기며
잃지 않는 균형으로 너는 있고,
한 발짝만 들어서면
너의 마음 언저리
피안에 잇닿아 출렁이는 강물은
태양을 부르는 풋풋한 육성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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