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교육이야기

훈육이야기 - 아동교육4

오드리튜튜 2007. 10. 10. 14:26

4. 무거운 짐을 덜어 주라

60년대 그 피눈물 나는 가난의 상징으로 무엇을 들겠는가? 그것은 대답이 여럿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답을 말하라면 필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보릿고개'라고 하겠다.
모두들 살기가 어려운 60년대에는 7,8월이 되면 쌀이 떨어져 그 엉성하고 영양가 없는 보리로 밥을 지어먹어야 했다. 그것조차 자급자족이 되지 않으면, 좀 여유가 있는 이웃집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여 곱장리(보리 한 말을 빌리면 두 말로 값아주는 제도)로 빌어다 먹어야 했다.
이런 보리는 영양가도 별로 없는 데다 보기도 흉몰스럽고 밥 짓는 절차도 복잡하다. 정미소에 가서 찧어와도 되지만 찧는 삯을 절약하기 위하여 집에서 절구(도고)통에 물과 보리를 적당히 혼합한 다음 절구(도고)대로 한참동안 빻으면 뿌연 보리겨가 부풀어 나온다.
이렇게 찧어낸 보리를 치로 까불러 대면 보리겨는 날아 땅에 떨어지고 뽀얀 보리쌀이 치 위에 남게 된다. 이 보리쌀을 물로 여러 번 씻어낸 다음 솥에 넣고 물을 약간 넣어 장작불로 삶아내면 그것이 진짜 보리밥을 만들기 위한 보리쌀이다. 이 보리쌀을 다시 솥에 넣고 장작불 또는 갈퀴나무에 불을 댕겨 밥을 짓는데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았으면 순수한 꽁보리밥이요 감자를 썰어 넣으면 감자보리밥이 되면 콩을 넣으면 콩보리밥이 되고 쌀을 약간 넣고 지으면 반식기보리밥이 된다. 이 중 반식기보리밥은 농촌에서 부자소리 듣는 사람들이 먹었고 보리를 늘려 먹기 위해 콩보리밥이나 감자보리밥을 해 먹기도 했으며 정말로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꽁보리밥을 먹었다.
그 당시는, 반식기보리밥을 먹는 집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를 지경으로 살기가 어려운 때였다. 이렇게 어려웠던 60년대를 거쳐서 70년대에 들어오니 정부에서는 농공병진 정책을 도입 추진하여 농촌 인구의 비율은 80%에서 70%이하로 점점 떨어져 가고 공업화의 비율은 점차로 높아져 생산과 수출은 증대되고, 중화학 공업을 육성함으로 인하여 우리의 경제는 날로 향상되어 갔고 따라서 국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져갔다.
꽁보리밥 식단이 쌀밥으로 변했고 이제는 쌀밥도 싫증이 나서 고급빵이나 샌드위치로 이것에서 다시 피자로 점점 서구화되어 가고 있으며, 의복도 목화나 면으로 만들어진 고풍스럽고 아름답고 순수한 옷에서 현대 감각적이고 품질면에서도 고급스러운 재질에 형태도 최첨단을 걷는 스타일로 바뀌어 나아가고 있다.
문화면을 보자. 60년대에서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의 문화시설이 그렇게 넉넉하고 풍부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현대에는 부지런하기만 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자기가 원하는 문화시설을 답사할 수 있고 문화에 관한 책이나 공연, 또 그밖에 필요한 것들을 접할 수가 있다.
교육면은 어떠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유치원은 필수조건이요, 직장이 있는 여성들이라면 탁아소까지 활용하고 있지 아니한가? 또한 조기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부터 외국어(영어)를 가르치고 그것도 부족하여 어릴 적부터 어학연수다 해외연수다 하면서 방학때면 외국으로 떠나보내는 진풍경이 우리 나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교 공부도 따라가기가 벅찬데 거기에 곁들여서 학교시간이 끝나면 일부 시간은 피아노 등 음악레슨으로 다음은 미술강습으로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태권도다, 영어다, 컴퓨터다, 웅변이다, 속셈이다 하면서 어린이로서 감당 못할 과외수업을 시켜 저녁이면 녹초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오늘날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바램과 과욕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역할 실천을 위한 한계능력이 있다고 한다. 권하건대 학부모들이여, 자녀들의 능력, 소질, 순발력 등을 진단하여 가장 우수한 과목이라고 생각되는 것 한 과목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쳐라. 본인의 능력으로 따라가지도 못하는 그 과목들을 무리하게 욕심내서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인간은 자아판별 능력이 있어서, 성장하면서 자기의 소질을 자기가 알고 앞날을 개척해나가는 생동력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경서에 이르기를, "마음에 있지 않으면 무엇을 들어도 들리지 않고 무슨 물건을 보아도 보이지 않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참맛을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였다. 마음에도 없는 사람에게 피아노를 치라면 그 화음은 파열음으로 변할 것이요, 미술은 용두사미가 될 것이며 태권도는 태권도로 변해갈 것이다.
영어라는 외국어에 몰두하여 한글의 뿌리를 모를 염려가 있고 컴퓨터는 잘못된 방향으로 게임오락에나 열중할 가능성이 있다. 웅변이 눌변으로 잘못 들어갈 염려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 속담에도 "우물을 파려면 한 우물을 파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과외공부를 시켜려면 학교과목 중에서 제일 뒤지는 과목 한두 과목만 시켜라. 20킬로그램의 무게밖에 짊어질 수 없는 사람에게 30, 40킬로그램의 무게를 짊어지라면 힘에 겨워 지치기만 하고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없을 것이요, 100미터를 20초에 달리는 아이에게 15초 이내에 달리라 하면 달리는 도중 근심과 초조와 불안감에 휩쓸려 중간에 졸도하거나 아니면 목적지 골인이 기본 시간보다도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충분히 뛰어 노는 시간도 필요하며 조용히 앉아 사색하는 시간도 때로는 필요한 것이다. 송아지의 목을 매어 이리 끌고 저리 끌며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교육을 이끌어 가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의 개발능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마음의 여유를 주라. 공포의 쇠사슬에서 해방시켜라. 그것이, 참된 어린이의 교육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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