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모험심을 길러 주라
사람이 이 속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슬퍼하기 전에 기쁨을 만들어야 하고 실연하기 전에 사랑의 열매를 싹틔워 나아가야 한다. 깊은 슬픔에 잠기기 싫다면 직접 그 슬픔을 체험하여 그 슬픔이 무엇이며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 상처난 실연을 맛보기 싫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아내기 위해 약간의 실망쯤은 견뎌내는 모험을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콜럼버스는 광활하고 기름진 천혜의 땅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하여 끝없는 망망대해를 목숨을 내놓고 항해하는 대모험을 하였으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사과나무 밑에서 사과가 열리는 이유와 언제 떨어지는지를 기나긴 세월을 두고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았던가?
세계의 명산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등반가들이 하루 이틀에 그 높은 산을 정복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있는 여러 유명한 산들을 등반하면서 심신을 연마하고, 어떻게 하면 세계의 이름난 산들을 정상까지 정복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여야 한다. 유명한 산이 있는 나라의 지형은 어떠하며 또한 기후는 어떠하고 필요한 도구와 식량의 준비는 어느 정도 하여야 하는지 등등 실로 무한한 연구와 고뇌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등반에 오르는 대모험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어차피 모험을 동반해야 진정한 삶의 진미를 만끽할 수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초등학생 남매가 백두대간을 종주했다는 기사는 그들의 용맹무쌍함을 말해 준다. 내용인즉, 강원 춘천시 효제초등학교 박하림양과 준명군 남매가 '97년 6월 19일 고성군 진부령을 출발하여 66일만인 8월 23일 지리산 천왕봉에 무사히 도착해 어른도 해내기 힘든 백두대간 종주에 성공했는데, 진부령-대관령-죽령-속리산-추풍령- 남덕유산-지리산 천왕봉으로 이어진 산행은 85개의 산과 고개를 넘는 800킬로미터의 대장정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통해 국토사랑을 되새겨 보자는 아버지 박종한씨(44세, 산악인)의 제의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쌀과 라면, 취사도구를 담은 배낭을 질머지고 오전 6시에 출발, 오후 9시까지의 강행군을 하루도 거르지 아니하고 계속했으며 목적지에 도착하면 남매가 부근 계곡을 찾아 식사준비를 하고 아버지는 텐트를 쳐 잠자리를 준비했다. 남매는 7월 초순 소백산 기슭 죽령에서 제천 월악산을 향해 가던 중 3일간 장마가 계속돼 탈진할 뻔도 했으며 문경 장성봉 부근에서 목적지를 찾지 못해 자정이 넘도록 헤맸던 때를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난 8월 23일 지리산 천왕봉에서 내려올 때, 이들이 가져 간 옷은 나뭇가지 등에 걸려 누더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들 남매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나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봉을 등반할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는 것이다(1997. 9. 3. 경향신문).
위 두 남매와 같이 어려서부터 산을 알고 산을 정복하는 습관을 가지면 심성이 호탕하고 시야가 넓어지며 건강한 신체 단련 등으로 '하면 된다'는 의지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왕자로 태어나 갖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오로지 자기의 고행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음을 깨닫고 출가하여 성도한 석가세존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인간은 고행의 연속이며 그러는 가운데 모험을 하고 깨우치고 교법을 듣고하여 부처가 된다."고 하셨다. 법구경에서도 "인간으로서 태어나기도 어렵고, 죽어야 할 죄를 지은 자가 살아 있기도 어렵고 진실한 교법을 듣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깨치고 모험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Difficult is it to obtain birth as a human being; difficult is the life of mortal; difficult is the hearing of the true law, difficult is the rise of budd-hahood.)."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모험을 하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가 고행을 느끼는 참된 모험이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유명한 산악을 등반하는 것도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신체를 단련하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방편이 될 것이다. 인자는 원래가 산의 늠름하고 부동한 자태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조선시대 사림의 한 분이신 김시습도, 위용스런 산악은 구름이 오락가락 하거나 눈비가 오거나 간에 관여하지 않고 천만년의 세월을 지켜 나가고 있다고 하여 산의 그 지조스러움을 시로 표현한 바 있다.
강이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수상스키 같은 것을 모험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작은 빗방울이 모여서 개천을 이루고 개천의 물이 모이고 모여 강이 되며 강물이 더 큰 바다로 변해가는 대자연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아울러 물의 고마움도 깨닫게 될 것이다. 물의 일부는 수력발전을 일으켜 국가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며 일부는 농업용수, 공업용수로도 쓰이며 우리 인간이 먹는 식용수로도 쓰인다. 그리고 물은 우리 인간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반면 무서움도 준다.
일찍이 노자는 선의 최고는 물의 흐름과 같다고 그의 명저 도덕경에 전하고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말없이 흐르면서 겸손하게 순리에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허락하면 자녀들을 무전여행을 보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돈없이 여행을 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모험일 것이다. 그리함으로써 돈의 값어치를 알고 부모에 대한 고마움도 아울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방마다의 인심도 간파할 수 있고 지방마다의 서로 다른 특색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어린이들은 야생마적인 기질을 갖도록 모험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때에 따라서는 친구들과 싸움도하여 우는 모습도 보고 점심내기 당구시합도 시켜보며 본인이 원한다면 구두닦기, 신문배달원 등도 시켜 보도록 권하고 싶다.
필자는 2년 전 둘째 아이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면 어떻겠습니까?"하고 물어오기에 쾌히 승낙을 한 바 있다. 그 아르바이트 종류가 무엇이든 그런 것은 묻지도 않고 내심 기뻐하며 허락해 주었다. 그래서 사회의 단면을 실습을 통하여 터득하도록 한 것이다. 비닐 온상 속에서 자란 초목은 비닐을 걷어내면 나약하기 짝이 없다. 햇빛에 여리고 바람에 약하여 보기만 해도 곧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에 반하여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초목은 어떠한 기후에도 굴하지 않고 그 늠름한 모습을 뽐낸다. 눈비 맞고 싸늘한 강추위에도 죽지 않고 더욱 더 푸르름을 나타내는 송백을 보라, 날이 추울수록 그 푸른빛은 푸르름을 더하여 윤기있고 강하고 생동감 있는 아름다움을 뽐내지 않던가? 우리의 아이들도 이처럼 푸른 송백과 같이 길러야 하겠다. 그것은 굳은 절개를 상징하며, 고고한 선비정신을 대변한다. 어찌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보호만 하여 키울 것인가. 모험심을 기르게 하라. 뜻있는 모험을 통하여 사람다운 사람으로 길러 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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