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이면 할머니 사는
아버지 고향으로 간다
겨울 벌판에 채곡히 쌓인 짚더미
앙상하고
허허한 나무까지도 우리에겐
싱그러웠다
몇 개의 개울을 건너고
송림 우거진 숲에서
도깨비는
후두둑 떨어지는 솔방울에 자지러지고
더러는
때깔 고운 감이 예닐곱 남은
마을들을 지날 때
까치가 먹을 양식이라고 오빠는
말했지
고운 감이 떨듯 달린 외로움도 사랑
하라고
농부들이 빈 들을 건너
나뭇짐 한다발씩 지고 오고
촌 아이들 언덕에서 연을 날린다
기름먹인 한지에 할아버지는
방패처럼 활을 휘어 명주실 매고
꽁꽁
언 강을 지나 뒷산 오르면
멍석처럼 펀펀한 구름떼 위에
하늘은 선명한 얼굴로 다가오고
방패처럼 활을 휘어 명주실 매고
꽁꽁
언 강을 지나 뒷산 오르면
멍석처럼 펀펀한 구름떼 위에
하늘은 선명한 얼굴로 다가오고
날이 저물면
노을이 되어 돌아오는 연의 그림자
날이 저물면
노을이 되어 돌아가는 나의 그림자
노을이 되어 돌아오는 연의 그림자
날이 저물면
노을이 되어 돌아가는 나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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