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의 그 골목 지붕 위에 고이던 저녁놀과
저녁놀 무렵이면 슬슬 모여 들던 가난한 사내들과
갈 데도 없으면서 무사태평이었던 그 작부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가 있는지
사방에서 열리던 물꼭지 소리와
이 나간 사발들 낮게 부딪던 소리와
두런두런 새어 나오던 말소리와
노을이 처마 밑 검댕과 수십 년을 엉겨 썩다가
어느 날 주르르 흘리던 눈물과
그 눈물 같았던 술과
그 술을 퍼 올리던 바가지와
빽 없고 겁많은 울화병 환자들이
서서히 눈뜨고 입뜨면서
한데 어우러 들끓고 반란하던
통금 전의 그 소란한 시간과
삼십 촉 전구 밑의 그 이쁘던 작부들의 욕설은
지금 다 어디로 가고 없는지
이 나간 사발들 낮게 부딪던 소리와
두런두런 새어 나오던 말소리와
노을이 처마 밑 검댕과 수십 년을 엉겨 썩다가
어느 날 주르르 흘리던 눈물과
그 눈물 같았던 술과
그 술을 퍼 올리던 바가지와
빽 없고 겁많은 울화병 환자들이
서서히 눈뜨고 입뜨면서
한데 어우러 들끓고 반란하던
통금 전의 그 소란한 시간과
삼십 촉 전구 밑의 그 이쁘던 작부들의 욕설은
지금 다 어디로 가고 없는지
지금 그 옛골목 찾을 길 없고
아스팔트 한길만 널찍이 뚫려 있는데
길가에 삼겹살 집 하나 들어서서
퇴근길에 한잔씩 걸치면서
낙관적으로 껄껄 웃어제끼는
낯선 사내들의 웃음소리만
새어나오네
아스팔트 한길만 널찍이 뚫려 있는데
길가에 삼겹살 집 하나 들어서서
퇴근길에 한잔씩 걸치면서
낙관적으로 껄껄 웃어제끼는
낯선 사내들의 웃음소리만
새어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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